도깨비의 흥처럼 즐거운 도전 - 도깨비어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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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어, 이영원 대표
지난 5월 4일, 산타클라라 한미상공회의소 정기 세미나에서 한국인 최초로 미국 수제맥주 시장에 새롭게 출렁이는 물결이 되고 있는 이영원씨를 만났다. 런칭 한 달만에 팬데믹을 맞아 각종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했던 신생회사로, 독특한 제조방식을 가진 ‘도깨비어’가 Annual Brewski Awards와 Beverage Tasting Institute 등 권위있는 각종 맥주 경연대회에서 연속으로 상을 받는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최근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수제맥주 회사는 현재 9,200여개로 그 중 931개를 보유한 캘리포니아가 미국 내에서 가장 임팩트가 큰 시장이다. 이영원씨는 유일한 동양인이자 아시안 음식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창의적인 재료로 어느 맥주 페스티벌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도깨비어의 DNA는 크래프트 비어와 아시안 비어의 교집합입니다. 동양의 이미지를 새롭게 해석한 좋은 재료를 상상하지 못했던 약간은 이상하다 할 수 있는 조합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죠. 여기서 밸런스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데 그 부분이 저희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사실상 누구도 김치를 맥주의 재료로 쓸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도깨비어는 사우어(sour)맥주의 특성이 발효라는 점에 착안해 김치의 유산균을 이용하고 거기에 생강을 조합해 ‘김치사우어 맥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오히려 한국인들 보다 미국인들 사이에 큰 인기여서 잠깐 발매가 중지됐을 때 미국인들의 요청이 빗발쳤고, 최근 다시 판매를 시작했다. 오미자, 고춧가루, 대나무, 레몬그라스, 카다몬 등 도깨비어에서 시도되는 재료들은 독특하고, 상상되는 맛은 흥미롭다.
심플하면서도 개성있는 패키지 또한 주목받고 있는데, 도깨비어는 흰색과 컬러 이렇게 두가지 라인을 유지해 다른 맥주 브랜드와 차별성을 둔다. 흰색 캔은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은 실험중이라는 의미. 단순하게 맥주이름과 재료의 이미지만 있을 뿐, 거기에 표기된 숫자는 몇 번째 배치(batch)인가를 보여주며 숫자가 높을수록 새로운 시도임을 나타내준다. 조금씩 바꾸어보고 개선해서 정식으로 런칭할 때 디자인이 입혀지고 흰색 캔은 컬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도깨비어’의 모든 맥주는 3개의 로컬 브루어리와 파트너쉽을 맺고 만들어지고 있다. 필터링과 살균과정이 없어 냉장유통과 짧은 유효기간을 고집하며, 이때문에 만일 타주에서 판매하게 될 경우 그쪽 로컬 브루어리와 계약해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200여 군데의 마켓과 식당에서 도깨비어를 만날 수 있지만 항상 똑같은 맥주를 드시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맛을 유지하기 위해 유통기한과 보관상태에 신경을 쓰다보면 수급이 계획대로 되지 않기도 하거든요. 그럴 경우, 새로 출시된 맥주를 시음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피드백을 듣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입니다.” 입점이 까다롭다는 홀푸즈(Whole Foods)마켓에서도 다음 달부터 판매하기 시작한다니 이제 훨씬 더 쉽게 도깨비어를 찾을 수 있을듯 하다.
최근 출시한 ‘달고나 맥주’의 탄생배경도 재미있다. ‘오징어게임’의 성공을 보며 달고나에 영감을 받았고, 바로 맥주 160박스에 필요한 50파운드의 달고나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양이 사실상 어마어마 했다는 것. 결국 14시간이 걸렸고 달고나 맥주는 출시됐지만, 계속 만들지 여부는 미정이라며 웃는다.
딱 봐도 쾌활하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엿보이는 이영원씨, 그래서일까 세미나에 참석한 사람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브루어리마다 조금씩 다른 맛이면 이상하지 않나’ 하는 질문에 ‘오히려 변화무쌍한 도깨비처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고, 마치 피아노 변주곡을 연주한 후 소비자들의 평가를 듣는 것 같아 재밌다’ 말하고, ‘언제까지 그 헤어스타일을 유지할 것인가’ 에 대해서는 ‘계속 고수할 것입니다’ 라고 한다. 마치 도전과 새로움을 중시하는 흰색 라벨의 캔과 고정적으로 꾸준히 선을 보이고 있는 컬러 라벨의 캔처럼 유연한 사고가 엿보이는 답이었다.
어릴 적 흥얼거리곤 했던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라는 노랫구절처럼 ‘이상하고도 매력있는 도깨비어’를 만들고 있는 이영원씨. 이 사람이 흥부자에 정 많으며 사람 홀리기 좋아하는 도깨비처럼 앞으로 얼마나 흥겹게 자신의 맥주를 만들어 우리 앞에 내놓을지 계속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듯 하다.
글,사진/한혜정
제품사진/도깨비어 인스타그램(@dokkaeb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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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Conni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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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 맥주 어디서 사야 하는 거여요?
와~~ 몰라서 못사묵는?
와~~ 몰라서 못사묵는?
Connie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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