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모닝레터- 내가 바로 기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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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기적의 시작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며칠 전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일어난 지진이 그렇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A.I.를 만들어내고 화성에 갈 우주선을 쏘아 올린다 해도 대자연이 하는 일 앞에선 아무 힘도 쓰지 못한다는 우리의 나약함을 새삼 깨닫게 되죠.

믿을 수 없이 충격적인 장면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대피하는 와중에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이 폭삭 주저앉는 모습은 너무 비현실적이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구요.
사망자 수가 1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에는 참상의 깊이가 마음에 바로 꽂히는듯 했습니다.
또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가운데, 만삭의 산모가 아이를 낳고 사망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 집에 있던 가족들이 모두 목숨을 건지지 못해 이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겁니다.

침대 위에서 자다가 숨진 딸 아이의 손을 잡고 있는 아버지의 사진도 있었습니다.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보이는 것은 아이의 손뿐. 그 손을 잡고고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것 같은 표정으로 망연자실해 있는 아버지의 모습에선 마음이 무너져버렸습니다.

부모가 되고나서 눈물이 많아졌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이가 드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감정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쁜 건 더 기쁘고, 슬픈 건 훨씬 더 슬퍼집니다. 공감대가 깊어진다는 것과도 같은 거겠죠.

우리 모두가 부모의 마음일 수는 없겠지만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아이였고, 형제이고 자매이며 또 친구입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자리에서 공감을 하지못할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인류애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을 쓰지 않더라도, 지금 비극의 끝에서 어찌할 바 모르고있을 튀르키예, 시리아 사람들을 위해 지금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을 바로 해보면 어떨까요. 내 것을 조금 덜어내어 적어진다 해도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잃은 그들에 비하면 아직 내가 가진 것은은 많을 테니까요.

공감한다면 바로 행동으로 옮겨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행동으로 슬픔과 상처가 치유되는 큰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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