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모닝레터_당신의 ‘좋아요’에는 영혼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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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좋아요’에는 영혼이 있나요

전 세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쓰고 있는 게 카카오톡일 겁니다. 아마도 누구나 단톡방 몇 개에, 조금만 확인 안하면 읽지않은 메시지 숫자가 세자리 수로 넘어가는 경험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고 계시겠죠.
요즘은 전화보다 메시지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매너있는 행동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원하는 때에 답을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그런데 메시지로 이야기를 오고가다 보면 끝맺음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애매할 때가 종종 생깁니다. 보통은 ‘알았다’ 로 끝내게 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인사말을 하게 되고, 그러면 상대방에서 또 인사말을 하고 그러다보면 바로 끝내기가 냉정해보일까 주저주저하면서 또 말을 덧붙이게 되는 무한루프의 구덩이에 빠진 것 같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카톡 메시지에 ‘좋아요’ 또는 ‘최고’,  ‘표정 이모지’를 붙이는 기능으로 마무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뭔가 무 자르듯 딱 끊어지지 않도록 애쓰지 않아도, 굳이 굴비 엮듯 덧붙이는 말 없이도 하트 표시 하나로 대화가 자연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이 처음 생겼을 때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심정이었나보다 하는 마음에 안심이 되면서도 묘하게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아요’가 너무 남발되는 것 아닐까요.

SNS에서도 하루에 숱하게 ‘좋아요’ 표시를 누르게 됩니다. 습관적으로, 아니면 너도 하니까 나도, 안하면 예의가 없어보일 것 같아서.
사실 ‘좋아요’를 누르면서도 가끔 속으로는 ‘뭘 이런걸 다..’ 하게 될 때도 있는 것이죠(물론 ‘진짜로 좋을’ 때도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의 ‘좋아요’는 진짜 좋다는 것 보다 ‘내가 너의 포스팅을 봤다’ 내지는 ‘이제 슬슬 대화를 마무리해야할 것 같다’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시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의미인 겁니다.

여러분의 ‘좋아요’는 어떤 의미인가요. 조금은 무게를 가진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남발되어서 공중에 휘발되는 좋아요가 아니길요. 마음이 담기길 바라보지만 그러면 또다른 이모지가 나오게 될까요. 그래서 글자로 마음을 전하기를 저는 택해보려 합니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쓰던 오래 전 그날처럼요.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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